니즈의 hobby room

내러티브 시나리오를 쓰는 과정에(헐리우드 영화 대본 관련) 대한 소문과는 다르게 장편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는대에 있어서 정해진 규칙은 없습니다.대신 관습이 존재하는데 여기서 관습이란 주어진 문화 내에서 일반적으로 이해되거나 받아들여지는 예술적인 관행이나 과정,장치를 말합니다. 간단한 예시로 SF영화나 인셉션같이 180,360도 돌아가는 촬영기법, 감정의 격렬함을 표현하는 클로즈업의 활용 등 다양한데 관객들은 그 관습에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게 아닌, 익숙하기 때문에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개념입니다.간단히 비교해서 전혀 새로우면서 독창적인 요소를 발견한다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르게 될 것입니다.

서사적인 각본의 주요 관습중 하나로는 3막 구조(3 act structure)가 있습니다.

좋은 작품은 처음,중간,끝 세 단계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이 이론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유래했는데 현대영화로 해석하자면 1막에서는 주인공들을 등장시키고 그들이 처한 상황적 배경을 설정합니다.중간에 해당하는 2막에서는 주인공이 1막의 마지막에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합니다.3막에서 주인공들이 2막의 마지막에 주로 일어나는 위기를 극복하고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마무리가 되죠.

3막 구조는 백지에서 시작,약 120페이지 분량의 원고를 완성해야 하는 내러티브 극작가들에게 가이드라인이 되었습니다.이 큰 세 파트의 틀을 기준으로 삼아 작가들은 두 시간의 상영 시간 동안 관객의 관심을 붙잡아 둘 연속적인 사건들을 써내려 갈 수 있습니다. 이 틀은  영화 스토리 속 사건들을 적절히 배열하기 위한 기초 청사진을 제공해줍니다.

그러나 사실 모든 작품이 3막 구조를 정확히 따르고 있지는 않습니다.각 영화의 플롯을 더욱 자세하게,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거기에 나타나는 내러티브 패턴을 관찰하는것을 영화학이라는 학문적 개념으로 분석,설명할 수 있고,현재는 내러티브의 구조를 파악하는 모든 사람들이 전부 영화를 관찰하는 관찰자가 되어 가고 있는 현실입니다.

또한 현재가 아닌 근대의 영화들을 보아도 위의 이론처럼 3막구조에서 탈피한 영화가 상당히 많은데 '다크나이트'처럼 첫 발단부터 조커의 강도행위를 위주로 보여주고 해결하고 분석하는 배트맨과 일행이 초 중반에 등장,이들을 따로 소개하는것 없이 곧바로 또다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면서 관객들이 사건에 대응하기에 벅찬 주인공들을 보며 그들의 성격과 소개는 더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니게 되어버리는 내러티브 구조나, 대부처럼 마피아 보스가 누군가의 고민을 상담해주는 장면을 작품의 첫 장면으로 놓고 후에 그 보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과거 이야기의 서사를 풀어놓음으로서 현재와 긴밀하게 연결됨과 동시에 주인공이 처한 현실과 상황을 좀 더 현실적으로 관객에게 설득하는 이런 구조들은 사실 단순히 3막 구조라고 하기에는 더 유기적이고 복잡한 내러티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승전결, 발단-전개-결말의 단순한 스토리의 서순을 이론적으로 알아가는것도 좋겠지만 그 이론에 얽매이지 않는 사고로 분석하고,글을 창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역시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해보니 그림과 영상에 관한 글이 아니고 처음으로 극작에 관한 글이라서 창작 카테고리에 글을 기재했습니다.)

모든 영화,만화는 스토리에서 출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스토리뿐 아니라 내러티브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좋은데 그중 내러티브는 간단히 '스토리'와'플롯'으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스토리란 관객에게 전달되는 모든 사건을 의미하며 플롯이란 그런 사건들을 특정한 순서에 의해 구성하는 것을 말합니다.즉 스토리는 내용이며 스토리가 플롯이라는 특정한 형식을 통해서 전달이 되었을 때 내러티브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내러티브를 본다는 것은 스토리와 플롯,두가지를 본다는 의미죠.

영화의 내러티브는 크게 '전형적 내러티브'와 '비 전형적 내러티브'로 살펴볼 수 있는데 전형적 내러티브는 보통 할리우드를 예시로 상업 영화계에서 추구하는 캐릭터의 설정,사건의 연결 방식과 플롯의 구성 방식에 있어서 일정한 유형을 선호하는 것을 말합니다.대부분의 상업 영화들에 해당하는 요소라 할 수 있지만 그중 특히 sf,블록버스터같은 카테고리의 영화들에서 더욱 부각됩니다.

비 전형적 내러티브는 한마디로 정의 할 수 없는것이 전형적 내러티브의 반대이기 때문인데 95퍼가 넘는 대부분의 상업영화들이 스토리와 플롯에서 일정한 유형을 고수하는데 일부에서는 그 규격화된 구조를 탈피하고자 하는 시도를 간간히 볼 수 있습니다.캐릭터의 성격이 뚜렷하지 않고 애매모호하게 설정하거나, 엔딩을 완전히 열린구조로 설정하는 등의 뚜렷한 플롯에서 탈피한 모호한 설정은 인물과 배경을 따라서 사건에 대한 묘사역시 개방적이라는 것이 특징입니다.

 92년도작 '플레이어'의 경우가 대표적 사례로 들 수 있는 영화인데 주인공이 다른 인물을 살해해서 받을 용의선상과 함께 포커스가 되어야 할 연출의 집중도를 의도적으로 흩뜨려서 주변인물에 대한 묘사를 더 세밀하게 표현해서 내러티브의 집중도를 분산시킨 영화입니다.

기존의 전형적 내러티브에서는 선과 악의 구분이 뚜렷하거나,영웅의 서사를 그려서 관객이 영웅에게 호감과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거나 사회적 계급에 상관없이 전 연령,성별을 따지지 않고 볼 수 있는 보편적인 주제를 다룬 것이 보통의 전형적 내러티브였다면 비 전형적 내러티브는 어쩌면 기존의 공식화 된 내러티브를 비판하기 위해서 스토리라인을 열린 라인으로 풀어놓는 하나의 방식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전형적 내러티브의 예시로 인디아나 존스,쥬라기 공원 시리즈,타이타닉 등 많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예로 들 수 있지만 이미 너무 유명한 스토리를 담은 영화이기에 구지 자세히 설명하진 않겠습니다.)

기타로'비선형 내러티브'가 있는데 다중 시점 내러티브와 동일한 용어로 사건이나 시간의 흐름에 맞추어서 스토리를 전개하는 구조를 단선적 형식이라 한다면, 비선형 형식이란 순차적인 흐름을 무시하는 구조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건이 발생했는데 주인공의 시점에서만 본 것이 아니라 주변 모든 인물들의 시점에서 묘사되고 다각도에서 사건을 보는 눈을 가진 형식은 사건의 전후가 반복됨을 봄과 동시에 각기 다른 이야기들이 전개되는 것입니다.

'콜라주 형식'의 내러티브 역시 비선형적 구조에 포함되는데 각각의 내러티브들이 아무런 연관 없이 제시되고 있는 구조를 말합니다.콜라주형식은 내러티브 라인들이 유기적이라기보다 독립적으로 제시되고, 관객이 자신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유추해보거나 주관적인 해석을 내릴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콜라주형식의 특징은 관객이 해석하는것 자체를 거부하게 만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예를 들어 영화의 시작부분이 보통 사건의 도입부이자 발단이라면,그 발단을 맨 끝부분에 넣음으로서 영화의 시작에 발생 해야하는 사건에 대한 예상과 그것을 보는 관객의 기대감을 깨뜨리는 형식을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전형적 내러티브에서 벗어나 관객의 취향과 관심사를 세분화해서 기존의 플롯에서 탈피하는 영화를 만드는 제작사는 인디 영화를 만드는 독립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을테지만 할리우드같은 상업 영화계에서도 극소수의 감독들이 평범한 내러티브에서 벗어난 비 전형적 내러티브를 고수한 영화를 손꼽아 볼 수 있습니다.영화를 깊이 탐구하는 관객들에게는 이같이 독특한 플롯의 영화를 신선하게 감상하겠지만 앞서 말했듯이 전 계층과 연령에게 통하고 공통된 흥미와 관심을 받을 수 있을만한 내러티브는 역시 상업 영화계의 스토리라인이 앞으로 당분간은 대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