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샤 튜더 지음 · 리처드 브라운 찍음 · 공경희 옮김
윌북 출판사
1915 매사추세츠주 버몬트에서 태어난 타샤 튜더는 화가였던 어머니의 영향 때문인지
타고난 재능인지 그림실력과 글짓기가 뛰어난 사람이었습니다.
30세에 뉴햄프셔주의 시골에서 자신이 어렸을 때부터 조금씩 꿈꿔오던 삶을 살기 위해
집을 짓고 농가를 꾸리며 살았고 그전에 남편이었던 사람은 그런 타샤의 탈 문명적인 삶의 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이혼합니다.
딸과 딸의 손주들을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동식물을 키우고 18~19세기 사람처럼 입고 생활했던
타샤는 주위의 어떤 시선에도 상관없이 자신이 바랬던 삶, 자신이 살고 싶었던 삶을 여지없이
살아온, 아마 세상에서 가장 후회 없이 살아온 사람 중 한 사람일 것입니다.
처음에 엄니께서 이 책을 읽어보라며 주셨을 땐 요즘 책으로 자주 출간되는 리얼 라이프 느낌의 인생을 사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겠구나 해서 별생각 없이 읽어보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이 분처럼 시대를 완전히 역행해서 중세 유럽인들의 삶처럼 오로지 낡은 것, 낡은 방식만을 고집해온 사람은
보지 못했고 그래서 그녀의 상상을 뛰어넘는 살림의 지혜와 부지런함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림을 잘 그리고 글 짓는 실력도 상당해서 동화책을 만들고 출간해서 받은 인세로
생활하는 듯 보였으나 사실상 자신이 먹을 것, 입는 것 등 의식주에 필요한 모든 것을 자급자족으로 키우고 만들어서
생활했고 그림뿐 아니라 손재주 또한 뛰어나서 손주들에게 줄 장난감, 인형, 각종 크리스마스 선물 등을 전부 직접
만들어서 주었던 굉장한 분이었습니다..
전부 자신이 원해서, 하고 싶어서 만들었고 그 의지의 증거로 보통의 사람들과는 다른 그녀의 모습이, 삶이 자연스럽게
사진에 담겼습니다. 본문에 나온 그녀가 나온 사진 한 장 한 장이 마치 삽화의 일부인 듯,
동화 속 세상처럼 신비롭고 예술적인 분위기의 컷이 나와서 보는 내내 마음이 편해지는 책이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소박하지만 세심하고 모든 것에 정성을 쏟는 그녀의 모든 살림에 대한 이야기와
키우는 동물들에 대한 일화, 꽃과 식물들, 딸과 손자 손녀들과 지내는 명절, 특별한 선물과 그를 위한
핸드메이드 옷이나 각종 물건에 대한 삼삼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현대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무엇이든지 빠르고 편리하고 손쉽게 무엇이든지 해결하려고 하고 그 외에 조금의
변수라도 생기게 되면 그것을 '불편함'으로 여겨서 그것마저 배제하고 개선하려고 합니다.
물도,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서 맨발로 우물가에 가서 매일같이 물을 길어오고, 장작불로 불을 지피고 밤에는 촛불로
(촛불도 핸드메이드라는 것.) 방을 밝히는 삶을 편리함에 익숙해진 현재의 우리가 살아본다면 어떻게 될까요?
하나라도 좀 더 움직이고, 부지런히 만들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집을 관리해야 하겠죠.
그것을 귀찮음과 불편함으로 여긴다면 아마 하루도 버티기 힘들 테지만 즐거운 내 삶의 행복의 일부라
생각하고 한다면 이 타샤 튜더처럼 이 이상 행복한 삶은 없을 것입니다.
그녀의 행복이 마치 주변에 전염되듯 염소와 고양이, 뱀, 앵무새, 박새, 코기, 쥐들도 그녀를 좋아했고 잘 따랐으며
손주와 딸들에게도 같은 옛날식 드레스를 입히고 자연과 어울리도록 했습니다.
그림과 동물, 아이들을 사랑하는 타샤의 성품과 주변에서 뭐라 하든 자신이 살고픈 방식대로
살아온 그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진정으로 자신이 행복하고 만족할 수 있는 삶이란 무엇인지,
어떤 것에서 행복을 느끼고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고 깨닫게 될 것입니다.
"바랄 나위 없이 삶이 만족스럽다.
개들, 염소들, 새들과 여기 사는 것 말고는 바라는 게 없다.
자신 있게 꿈을 향해 나아가고 상상해온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이라면,
일상 속에서 예상치 못한 성공을 만날 것이다. 그게 내 신조다."
(본문 내용 중 마음에 드는 구절.)
책을 펼치면 출판사의 권고와 함께 타샤의 사진이 나오고 목차가 생각보다 굉장히
짧고 간결했습니다. 그리고 사진과 그림에 대한 설명이 본문이 끝난 뒤편에 전부 소개되어 있어서
한 사진에 대한 정보가 궁금하시다면 뒤편의 타샤 튜더 소개란에 사진 해설을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